[영화후기 3] 시동(영화-원작 웹툰 비교)_200320

나는 작년 11월 중순에 회사업무상 파견으로 이라크로 와서 지내고 있다.그쯤 아쉬운 소식을 하나 전해들은 것이 있었으니, 만화 시동의 영화화 소식이었다.개인적으로 가장 감명깊게 본 도서 중 하나인 시동을 영화로 만들었다고 하는데,그 영화가 하필 나 출국한 다음달에 개봉하는 것은 적잖이 서운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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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동은 조금산 작가 원작의 웹툰 시동을 영화화 한 것이다.조금산 작가는 바퀴벌레, 세상밖으로 등을 그린 적당히 유명한 웹툰작가다.그 중 세상밖으로는 OCN에서 구해줘라는 이름으로 드라마화 됐다.여담이지만 조금산은 80년대에 활동했던 코메디언의 이름을 딴 것이다.조금산은 응답하라 1988에서 김성균이 했던 반갑구만 반가워요를 만든 사람이다.

Anyway, 시동의 내용을 요약하면 양아치 하나가 어머니 피해서 가출을 해서서울에서 원주로 대책없이 도망가서 몇 달 지내는 성장소설 류의 이야기다.주인공은 원주의 중국집에서 배달일을 하면서 가족 같은 사람들을 만나는데,(주로는 쳐 맞으면서) 철이들고, 성숙한 사람이 되어가는 그런 이야기다.​주인공 고택일은 고등학교 자퇴생으로 할일없이 그냥 노는 친구다.검정고시를 보라는 어머니를 피해서 단짓에 여념이 없다.검은 바가지머리는 고택일의 친구 우상필인데, 정해인 배우가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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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일의 엄마는 배구선수 출신으로 남편을 먼저 보내고 택일을 혼자 키운다.아들이 말을 듣지 않으면 선수시절 스파이크를 치던 솜씨로 아들의 뺨을 친다.영화에서는 형편에 비해서 쿨하고 감정없는 냉미녀에 가까운 이미지였는데,염정아 배우가 연기하면서 어딘가 억울하고 감정적인 느낌이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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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똑같은 동네도, 혼만내는 엄마도 지겨워진 택일은 가출을 결심한다.동서울터미널에 가서 만원으로 갈 수 있는 곳을 아무데나 달라고 한다.만화 시동을 읽는 내내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이 이 만원드립이었다.여행이란 길을 떠나면서 내가 오늘 저녁에 어디서 자게될지 모를 때 더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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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고택일은 군산으로 내려가는데, 원작에서는 강원도 원주가 배경이다.다음웹툰 연재 당시 원주시외버스터미널의 묘사가 뛰어났다는 리플이 달렸었다.그리고 동서울에서 군산까지의 버스요금이 만원이하일 리가 없을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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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고픈 고택일은 홀에서 먹으면 짜장면을 3천원에 파는 한 중국집에서 식사를 한다.이야기가 펼쳐지는 장풍반점은 2층은 가정집이고 1층은 식당인 구옥상가주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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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해탈한 도인 같은 풍모의 장풍 사장님은 보자마자 고택일의 견적을 파악했다.그리고 가출해서 돈이 궁한 고택일은 장풍에서 배달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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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통 큰 아저씨는 장풍에서 주방장 일을 하는 거석이형이다.사실 그는 조직폭력배 행동대장 정도에서 은퇴하고 숨어사는 중이다.나이를 묻는 거석이형에게 “십팔살”이라고 대답한 택일은귀싸대기를 맞고 기절해서 저녁이 되어서야 일어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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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를 한 마동석 배우의 연기가 개봉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시동에서 그는 특유의 타격감 있는 액션을 2 정도, 마블리의 개그를 8쯤 보여줬다.S급으로 점프해서 오래가고자 한다면 이제 다른모습도 보여줘야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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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빨간머리 여자는 시동의 홍일점에 가까운 소영주라는 소녀다.머리카락이나 선글라스가 비현실적인 느낌인데, 만화에서 저렇게 하고 나온다.영주는 복싱을 전문적으로 배워서 어지간한 남자(택일)는 잡는다는 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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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일과 영주는 썸을 탄다기에는 담백하고 의자매라기에는 끈적한 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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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있었던 우상필은 동네 선배를 따라 일수업체에서 수금하는 일을 하게된다.택일이가 소소하게 자기 밥벌이를 한다면, 이쪽은 착해빠진 주제에남의 등골을 빨아먹는 일을 꾸역꾸역 참아가면서 하다가 탈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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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씨 좋은 사장님 덕에 영주도 장풍반점에서 자리를 잡았다.사장님은 중학생쯤 된 딸을 먼저 보낸 아픔이 있는 사람인데,만화에서는 영주를 수양딸처럼 학교도 보내고 권투도 시키면서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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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건달 거석, 부모없이 세상에 혼자뿐인 영주와 구만, 외동딸을 먼저보낸 사장님,편모가정에서 가출한 택일이가 다함께 대안가족 같은 공동체를 이뤘다.시대가 흘러감에 따라 이런 형태로 모여사는 삶이 현실에서도 많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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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생활공동체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바탕이 날때부터 맺어진 혈연관게에서후천적으로 맺은 인연(혼인 이외의)으로 전환하는 과정으로 봐도 될 것 같다.씁쓸하지만 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타워팰리스에서 3대가 다복하게 모여살고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그냥 이렇게라도 살아간다 고 이야기해도 무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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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1. 영화는 만화를 따라가지 못했지만, 결코 시간이 아까울 정도는 아니었다.하지만 그것은 지극히 원작만화 내용을 다 아는 사람일 경우에 한해서다.5권짜리 만화를 100분의 런닝타임 안에 우겨넣다보니 개연성이 부족한 지점이 많다.​2. 박정민이 연기한 고택일은 못난송아지같이 비뚤어져보이는 성격은 잘 반영한 것 같다.그런데 박정민은 만화의 고택일보다는 감정이 너무 강하게 드러나는 느낌이다.원래의 고택일은 조금은 조용하고 뜨겁다기보다는 차갑게 절제된 캐릭터다.이 감정과잉의 부분은 택일이 엄마역할의 염정아도 거의 똑같다.원래 택일엄마는 가난하지만 아쉬울 것 없다는 캐릭터였는데,염정아의 택일엄마는 청상과부같은 박복함이나 청승이 얹어져서 강조됐다.​3. 그럼에도 인생만화를 영화로 만들어준 모두에게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세상만사 답답하다고 동서울터미널로 가서 “만원으로 갈 수 있는데 아무데나 끊어주세요” 하고정말 아무데나 가버린 그 고택일의 모습은 정말이지 평생을 잊지못할 장면이다.​덧)소영주역 최은서 배우는 한효주, 김고은, 박소담을 섞어놓은 듯 한 느낌이다.느낌이 참 깨끗하고 차분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른 사진들을 찾아봤다.역시나 머리를 검게하고 화장도 산뜻하게 하니 사람이 완전히 달라보인다.차분한 느낌이라 그런지 JTBC 강지영 아나운서와도 많이 닮아 보인다.영화 시동도 시동이지만 최은서씨 또한 꽤 오랬동안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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