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루야 우사마루의 작품들 ­

후루야 우사마루 (古屋 兎丸, ふるや うさまる, 1968년 도쿄도 줄신)는 초등학교 시절 테즈카 오사무의 만화통신 강좌를 받았으며, <소년 킹>의 초상화 코너의 단골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고교 3년간 자신이 원했던 표현이 유화임을 깨닫고 타마 미술대학 유화과에 입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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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후 아티스트를 목표로 일했으나, 유화만으로는 먹고 살기 힘든 현실 때문에 아르바이트로 일러스트를 그리며 생활하다 만화가로 전향했다. 그 후 <가로>의 편집장이었던 시라토리 치카오에게 발탁되어 1994년 9월 월간만화 <가로>에 게재된 <파레포리(Palepoli)>로 정식 데뷔했다. 고등학교 미술교사를 겸하며 만화집필을 계속했으나, 첫 주간 연재작인 <π (파이)>를 전후로 프리 만화가가 되었다.​ 외에도 오토모 가쓰히로의 옴니버스 영화 에서 <양지의 시>의 각본, 콘티,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하거나, 웹 사이트 <포코 포코>에서 슈퍼 바이저로 취임하기도 했다.일본의 유명 방송인 이쥬인 히카루(伊集院光)의 열혈 팬으로 그의 라디오 프로그램인 <심야의 뚝심> 코너였던 ‘데이비드 린치 운세’를 바탕으로 <소년 소녀 표류기>를 그렸고, <π (파이)>, <라이치☆히카리 클럽>도 그의 영향을 받아 그렸다고 한다.

일본 최고의 미술대학 출신답게 뎃생에 있어서는 흠잡을 데가 없으며, 작품마다 다양한 화풍을 실험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코믹한 개그풍 그림으로부터 섬세하고 정확한 극화체 그림까지 모든 장르의 표현이 가능하며, 특유의 블랙유머를 통한 세태 풍자가 주 특기이다. 무엇보다 소년들의 관음증과 성 탐닉을 소재로 한 에로티시즘의 표현에 일가견이 있다.그런가 하면 <마리가 연주하는 음악>과 같은 작품에서는 순수한 사랑의 절정을 다루며 서정적인 작품에도 남다른 능력이 있음을 과시하기도 한다.​<죠죠의 기묘한 모험> 작가인 아라키 히로히코나 <공포 박물관>의 이토 준지 등과 함께 대표적인 일본 미남 작가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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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표적인 예술지향 만화 잡지 <가로>에 게재되었던 후루야 우사마루의 데뷔작이다. 4컷 만화를 기본구조를 취하는 이 작품집에는 이집트 벽화, 불교 탱화로부터 보티첼리, 미켈란젤로, 안드레아 만테냐와 같은 르네상스 시대 화가들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동서양, 클래식, 아트를 넘나드는 재기 발랄한 패러디가 넘쳐난다. 사자에상이나 도라에몽, 내일의 죠, 불새와 같은 일본 국민만화로부터 만담프로그램까지 패러디의 영역도 무한하다. 이런 다양한 매체의 패러디와 비틀기를 통해 작가는 만화의 한계를 뛰어넘는 무궁무진한 상상력의 실험을 전개하고 있다.​작가 자신이 후기에서 밝히듯 ‘다 그리고 나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각오로 온 기력을 쏟아 부은’ 1년간의 노력이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전무후무한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하나의 작품집 안에 너무도 다양한 그림체가 등장하기 때문에 한 작가의 작품집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이고, 초절정 기교를 자랑하는 세밀화로부터 초등생의 그림 같은 개그화풍까지 온갖 실험적인 작품들로 가득하다. 때로 일본인이 아니고선 이해하기 힘든 정서적 측면들을 고려해야 하는 작품들이 있긴 하지만, 출판사의 친절한 각주를 통해 이해를 돕기도 한다.​많은 이들이 찬탄하듯 만화계에 두 번 다시 나오기 힘든 작품집이란 평가에 동의하며, 진입장벽이 있긴 하지만 처음 접하는 블랙유머의 정수를 맛보게 될 것이다.​제목인 <파레포리(Palepoli)>는 남부 이탈리아의 옛 도시의 이름이라고 한다. 나폴리(Napoli)가 새로운 도시라면, 파레포리는 옛 도시라는 뜻이라고 한다. 하지만 후루야 우사마루는 이 제목을 1970년대 이탈리아 프로그레시브 록그룹 오잔나(Osanna)의 앨범 ‘Palepoli(1975)’에서 따온 듯 하다. 실제 후루야 우사마루는 록 매니아로 일본 록 그룹 페니실린의 보컬 하쿠에이와 절친한 사이로 그들의 앨범 재킷을 그려주기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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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파레포리>의 연장으로 이어지는 블랙코미디 단편집으로 일반적인 상식과 통념을 여지없이 작살내는 위트 넘치는 코미디로 채워져 있다.​더위로 여고생의 옷을 벗기려다 치한 행위로 체포되는 태양이나 평균연령 80대로 이루어진 할머니 여고생 마을, 귀여운 것들만의 평화를 위해 밤낮없이 싸우는 슈퍼걸 캔디, 창조주인 작가를 헐뜯으면 언제든지 삭제되거나 왜곡되는 여고생 마이 등 이 작품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소재는 귀여운 여고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대담하고 엽기 발랄한 상상들이 허를 찌른다.​B급 정서나 성적 농담에 적응하지 못하는 독자라면 심한 거부반응이 있을 수도 있다. 여성보다는 남성독자를 대상으로 한 유머가 대부분이라 여성독자들에겐 비위가 상할 수도 있다. <파레포리>에 비해 대단히 상업적이고 대중적으로 변모되긴 했으나, 전작의 상상초월 위트와 성적 에너지는 그 이상으로 넘쳐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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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가슴, 파이를 좋아하는 뚱보 오타쿠 유메토는 궁극의 가슴, 옵파이가 보고 싶은 마음 하나로 살을 빼고 변신에 성공한다. 아오바 고교 입학 이후 파이(π) 3만 단위까지 기억하는 고교 챔피언에 오르고, 성적 톱, 슈퍼 고교생 모델로 활동하며 전교생의 우상으로 떠오른다.그런 그가 우연히 만난 같은 학교 소녀 쥰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치한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 격투기를 마스터한 쥰은 유메토가 그토록 찾고 싶어하는 궁극의 옵파이를 가진 소녀였다.​유메토에게 파이란 세계의 진리이자 궁극의 아름다움으로 인류 공유의 재산이기 때문에 지켜야 할 대상이고, 부당한 파이의 약탈과 대량 착취로부터 파이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파이더맨’으로 변장해 수호 활동을 한다.중학시절 동인지 ‘푸릇푸릇탱탱’의 회장이었던 치사토와 초등학교시절 자신에게 첫 경험을 주고 떠난 담임선생에 대한 애증으로 여성편력에 빠져 사는 타카시가 같은 파이클럽을 만들어 활동을 지속해간다.​그런 어느 날 유메토는 자신의 중학교시절 모든 비밀을 알고 있는 여학생 아이루가 전학 오며 일대 위기를 맞는다. 뚱땡이 오타쿠 시절 과거가 학교 특종 신문에 모두 까발려지자 큰 충격과 좌절에 휩싸인다.설상가상 쥰은 우연히 보게 된 유메토의 ‘옵파이 노트’를 통해 유메토가 자신의 옵파이에만 과심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에 큰 충격과 실망을 하게 된다. 실망한 쥰은 일본을 방문한 A국 원수 박지봉의 프로포즈를 받아들여 일본을 떠날 결심을 하기에 이른다.​쥰의 변심에 상심한 유메토는 폭식과 방치로 원래의 뚱보 모습으로 돌아가지만, 박지봉으로부터 쥰을 지키기 위해 파이더맨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수많은 경호원을 쓰러뜨리며 만신창이가 된 상태에서 이제껏 감춰왔던 쥰을 향한 진심을 고백한다.​​이 작품은 그저 옵파이(완벽한 여성의 가슴)만 좋아했던 뚱보 오타쿠 소년이 진정한 사랑을 찾으며 히어로가 되는 내용을 그린 소년만화이다.오로지 여성의 완벽한 가슴만을 찾아 헤매는 유메토와 친구들의 행각은 여성 독자들에겐 혐오감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여성의 가슴을 인류를 구원할 사랑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대상으로 형상화하며 이와 결부된 갖가지 헤프닝이 기발한 상상력을 통해 그려진다.​사실 중, 고등학생 남학생들의 머릿속 구조를 뜯어보면 절반 이상은 이성과 관련한 호기심으로 가득할 것이다. 작가는 이 시기 남학생들의 넘치는 성적 호기심과 가슴 탐닉을 원주율과 황금분할 공식 등을 동원한 완벽한 미의 추구과정으로 그려내고 있다.그렇게 사랑을 통해 철부지 소년이 꿈꾸던 히어로가 되는 과정이 허무맹랑하지만 유쾌한 과정으로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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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기계문명이 사라진 인류에게 신이 내려 보낸 사자 마리가 들려주는 음악으로 평온한 삶을 살아가는 가상의 미래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마리는 음악을 통해 평안을 내려주는 동시에 신의 영역에 도전할 만한 인간의 기술발전을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존재로 그려진다.​그러나 작품의 후반에 이 존재는 신을 형체로서 인식하기 위해 인간이 만들어 낸 기계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지며, 50년에 한번씩 선택된 자에 의해 그 영속성을 결정 받게 되어 있었다. 신에 의해 선택된 자 카이는 마리가 들려주는 음악을 통해 새장 속의 새처럼 통제된 삶을 살아갈 것인지, 인간 본연의 욕망을 분출하며 기술의 진보 속에 살아갈 것인지를 두고 많은 고민을 한다. 두 개의 선택지는 각기 다른 결과물들을 보여주며 카이의 결정에 더 큰 혼란을 가져다 준다. 결국 카이는 전쟁과 살인이 난무하는 세상보다 기계문명이 억제된 채 평화로운 삶을 영위하는 세상을 선택한다.그것이 꼭 작가의 철학을 대변한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신앙이 곧 사랑’이라는 작중 표현대로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세상이란 곧 그런 것이어야 할 것이란 믿음이 저변에 깔려있다. 동화처럼 순박하고 아름다운 이야기 속에 종교와 인간의 자유 그리고 본질에 철학적 성찰을 담고 있다.​자신의 소임을 마친 카이에겐 선택된 자로서의 징표가 모두 사라지고 평범한 소년으로 돌아간 뒤 소멸한다. 카이가 사라지고 50년이 지난 뒤 사람들은 놀라운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그 진실 속엔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기적 같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것은 이제껏 접한 숱한 작품들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반전을 보여준다. 그것이야말로 정교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세상의 질서를 유지하는 근원의 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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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라 불리는 하무라 히카리는 혼자 ‘강변부’를 만들어 강변에서 조용히 물을 그리며 지낸다. 하지만 어느날 친구 치아키와 함께 강변에 추락한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사망한다. 그러나 피카소의 재능을 죽이지 말아 달라는 치아키의 간절한 소원으로 다른 이를 도와주는 조건부로 살아나게 된다.그 뒤 피카소의 포켓에서 죽은 치아키가 요정처럼 나타나면 고민하고 있는 다른 친구의 정신세계를 그림으로 그리게 되고, 치아키와 함께 그 그림 속으로 뛰어들어 고민의 원인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아버지­와의 대화부재로 타인을 살해하려던 스기우라를 시작으로 채소섭식 장애를 앓고 있는 친구 아카네, 스기우라에 대한 라이벌 의식과 콤플렉스에 시달리던 오우타의 가짜 여친 망상증, 어린 시절 왕따의 트라우마로 여성혐오와 이성기피증이 생긴 코토네, 아이돌의 꿈이 무산된 뒤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을 증오하게 된 모에, 완벽주의자인 어머니로부터 꿈이 부정당한 뒤 자폐아가 되어버린 유토, 성동일성 장애로 세상의 모든 편견과 싸우는 히시다와 같이 자신의 문제와 싸우는 반 친구들을 돕는다.하지만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스기우라로부터 절교 당한 뒤 피카소는 비로소 자신의 근원적 문제속으로 다이브한다. 그리고 암흑으로 변해버린 자신의 마음 속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헬리콥터 추락사고로 치아키가 죽은 뒤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피카소의 마음은 그 시간 이후 멈춰버렸다. 그런 피카소의 가슴 포켓에 뭔가를 밀어 넣었던 치아키가 가슴 포켓에서 되살아나고, 마음의 그림에 대해 얘기했던 치아키와 함께 마음의 그림속으로 다이브하며 계속 강변부를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환각 같았던 피카소의 지난 시간들을 함께 했던 치아키는 이제는 피카소가 현실 속으로 돌아갈 시간임을 일깨우며 사라진다. 피카소가 사라진 뒤 스기우라로부터 이제까지 피카소가 자신들의 마음속에 들어와 문제를 해결해주었다는 얘길 듣고 반 친구들 모두가 사실을 수긍하며 받아들인다.헬리콥터 추락사고가 있던 강변에 쓰러져있던 피카소는 자신을 찾으러 온 반 친구들에 의해 무의식 세계에서 현실로 돌아온다. 이제까지 늘 혼자서 조용히 물 그림을 그리던 강변부는 더 이상 혼자 물을 그리는 서클이 아니라 모두 함께 강변을 즐기는 부로 바뀌게 된다.​​이 작품은 주로 시리어스한 주제를 작업하던 작가가 <점프> 편집부로부터 연락을 받고 그림을 그리며 지내던 고교시절을 환기해 만들어낸 작품이라 한다. 그림을 통해 누군가의 관심을 받고 싶었고, 그래서 그림을 통해 세상과 유대를 갖고 싶었던 당시의 열망이 피카소를 통해 구현되고 있다.피카소 역시 그림을 통해 친구들의 고민과 갈등을 해결해주며 인연을 맺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트라우마로부터 해방되는 결과를 얻게 된다. 피카소가 그려내는 친구들의 심상 그림은 수년 전부터 시작된 그림 심리치료와도 유사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을 듯 하다. 작가는 피카소의 그림을 통해 타인에겐 말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의 고민의 실체를 드러내며 판타스틱한 연출로 해결법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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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콘티작가인 오츠이치와 만화가 후루야 우사마루가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위로하기 위해 의기투합해 만들어낸 역작이다. 8명의 소년소녀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진행되며, 강력한 태풍에 휩쓸리게 된 이들이 서로의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토로하며 자신의 자리로 돌아오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학교가 싫어서 등교거부를 하는 소녀, 임신중절의 트라우마로 성장을 거부하는 소녀, 다이어트에 대한 중압감에 시달리는 소녀, 자신에게 관심 없는 부동산 재벌 마­덜를 혐오하는 소녀, 우등반에 속한 친구에 대한 열등감에 시달리는 소년, 개미 앤트쿠아리움을 만들고 스스로를 ‘나개미’라 칭하며 사는 왕따 소년, 죽은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만화가를 꿈꾸는 소년, 반 친구들과의 진정한 우정에 목말라 하는 소년 등 이들 여덟 명의 소년소녀는 채워지지 않는 구질구질한 생각들을 망상으로 메우며 살아간다.​이들의 방황은 남들이 보기엔 한심한 자의식 과잉으로밖에 보이지 않지만 본인들에겐 벗어나고픈 필사적인 시기이다. 아무도 귀 기울여주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에 두 작가가 다가가 그들을 위로하며 모든 게 괜찮다며 위로해준다. 그 시절은 언젠가 지나가고 모든 게 괜찮으니 걱정 말라는 이들의 따뜻한 위로가 마지막에 큰 울림을 전해 준다.그것은 두 작가 또한 모두와 마찬가지로 질풍노도의 청소년기를 지나왔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때문에 이 작품은 방황하는 소년소녀 모두를 위한 위로이면서 동시에 작가 자신의 지난 시절에 대한 가슴 아픈 고백이기도 하다. 이들은 자신들이 위로 받았던 라디오 이쥬인 히카루의 멘트를 작품의 말미에 달아 놓았다.​표류하는 소년소녀들이여 ‘걱정마세요. 그래도 괜찮아요.’